에디 머크스 525R, 올해의 레이스바이크 됐다
영국 매체 바이크레이더(BikeRadar)가 2026년 '레이스 바이크 오브 더 이어(Race Bike of the Year)' 부문 수상작으로 벨기에 브랜드 에디 머크스(Eddy Merckx)의 525R을 선정했다고 8월 27일 발표했다. 메리다 리액토, 서벨로 솔로이스트, 자이언트 프로펠,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팩터 몬자, 빌리에 필란테 SLR 등 8대가 최종 후보에 올랐던 경쟁에서 나온 결과다.
흥미로운 건 우승 배경이다. 순수 공기저항 수치로만 보면 더 극단적인 에어로 바이크들이 후보에 있었지만, 심사진은 '프레임 사이즈가 커질수록 시트튜브 각도를 더 세우는' 독특한 지오메트리 설계를 앞세운 525R에 손을 들어줬다. 에어로 성능과 라이더 핏(fit) 중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무엇이 바뀌었나
에디 머크스는 이번 525R을 '지오메트리 혁명'이라 부른다. 통상 로드바이크는 프레임이 커질수록 시트튜브 각도가 완만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525R은 반대로 XS 74.5도에서 최대 사이즈 76도까지 사이즈가 커질수록 각도를 더 세웠다. 키가 큰 라이더도 안장을 과도하게 뒤로 빼거나 스템으로 억지로 자세를 맞추지 않고, 현대적인 낮은 포지션을 잡을 수 있게 하려는 설계다.
공력 담당 엔지니어 단 퇴헬스(Daan Teugels)는 "자전거 자체가 만드는 공기저항은 전체의 20% 정도이고, 나머지 80%는 라이더의 포지션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프레임 자체의 에어로 수치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기보다, 라이더가 편하게 낮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 쪽이 실제 속도에는 더 유리하다는 논리다.
비대칭 포크와 디퓨저 형태의 포크 크라운, UCI 규정 한도에 맞춘 깊은 헤드튜브 등 에어로 디테일도 새로 다듬었다. 산업 디자이너 알란 라캉트(Alan Lacante)가 외형 설계를, 피터르 포터스(Pieter Potters)가 지오메트리 설계를 맡았다.

출처: Eddy Merckx 공식 홈페이지
핵심 스펙과 수치
프레임은 하이모듈러스 카본을 사용했고, M 사이즈 기준 프레임 무게는 952g이다.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최대 34mm까지 넓혔고, 전작 대비 공기저항은 9% 줄었다고 밝혔다. UDH 디레일러 행어 규격을 채택해 최신 SRAM 계열 부품과의 호환성을 확보했고, 1x 구성 시에는 프론트 디레일러 행어를 아예 탈거할 수 있다. 헤드셋 베어링은 세라믹스피드 SLT를 기본 적용해 평생 보증을 제공한다.
| 빌드 | 구동계 | 휠 | 가격(영국) | 한화 참고환산 |
|---|---|---|---|---|
| 엔트리 | SRAM Force 1x | - | £5,849 | 약 1,010만원 |
| 미드 | Shimano Ultegra Di2 | Forza Skiron | £6,299 | 약 1,090만원 |
| 하이엔드 | Shimano Dura-Ace Di2 | DT Swiss ARC 1400 | £9,499 | 약 1,640만원 |
| 플래그십 | Campagnolo Super Record | Bora | £11,499 | 약 1,990만원 |
| 런칭 에디션(100대 한정) | - | - | €6,999 | 약 1,050만원 |
※ 위 가격은 유럽 소비자가 기준 참고 환산이며, 국내 정식 출시가·수입가는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출처: Eddy Merckx 공식 홈페이지(공기역학 설계 다이어그램)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이전 세대 525와 비교하면 9%의 공기저항 개선이 가장 뚜렷한 변화지만, 더 근본적인 차이는 '누구에게 잘 맞는가'에 있다. 바이크레이더 리뷰어 워런 로시터는 "525R은 내가 타본 에어로 로드바이크 중 최고"라며 "전형적인 에어로 바이크만큼 타협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이스케이프 콜렉티브 역시 "525R 때문에 훨씬 유명한 다른 바이크들이 차고에서 먼지만 쌓이게 됐다"고 적었다.
같은 후보군에 오른 자이언트 프로펠이나 서벨로 솔로이스트 같은 모델들이 여전히 순수 공기저항 수치를 앞세우는 정통 에어로 바이크 노선이라면, 525R은 그 수치 경쟁에서 살짝 비껴나 핏과 편의성을 더한 쪽이다. 바이크레이더가 이번 심사평에서 "이제는 종이 위 가장 빠른 자전거가 라이더에게도 가장 빠른 자전거는 아니라는 걸 브랜드들이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짚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가격대로 보면 울테그라 Di2 사양(6,299파운드)이 듀라에이스 계열 에어로 바이크들과 비슷한 선에 있고, 슈퍼레코드 사양(11,499파운드)은 플래그십 에어로 바이크 최상위권과 견줄 만한 수준이다.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에디 머크스는 '더 카니발' 에디 메르크스가 커리어 통산 525승을 거둔 데서 이름을 따온 브랜드로, 2017년 리들리를 보유한 벨지안 사이클링 팩토리에 인수됐다. 국내에서는 리들리 공식 수입사인 와츠스포츠가 같은 그룹 브랜드 라인업을 함께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매장 문의를 통해 525R 주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정식 출시 일정이나 공식 소비자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브랜드지만, 구동계 옵션이 스램·시마노·캄파놀로를 모두 포함하고 UDH 규격까지 지원해 향후 부품 호환이나 업그레이드 부담은 크지 않다. 특히 키가 크거나 낮은 포지션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라이더라면, 이번 프로그레시브 지오메트리 개념 자체가 참고할 만하다.
순정 타이어 클리어런스가 34mm로 넉넉한 편이라 굵은 타이어를 선호하는 국내 라이딩 환경(한강·업힐 위주 라이딩)에도 무리 없이 대응한다. 다만 수입 물량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물 시타나 사이즈 확인은 매장 문의가 필수적이다.

출처: Eddy Merckx 공식 홈페이지
결국 525R이 던지는 질문은 '에어로 바이크를 살 때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다. 극단적인 에어로 수치보다 하루 종일 탈 수 있는 포지션을 우선한다면 매력적인 선택지지만, 국내 정식 가격과 재고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지금 당장 구매를 결정하기보다는 국내 유통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출처: Eddy Merckx 공식 뉴스, BikeRadar 2026 Race Bike of the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