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블바이크에 서스펜션 포크를 다는 게 더는 별종 취급받는 일이 아니게 됐다. DT스위스가 자사 그래블 전용 서스펜션 포크 'F 132'와 상위 모델 'F 132 원(ONE)'을 캐니언 독점 공급에서 풀어 누구나 살 수 있게 단독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캐니언 그래일 CFR 리프트(RIFT) 에디션에만 탑재됐던 바로 그 포크다.
40mm 트래블에 50mm 타이어까지 수용하는 이 포크는 락샥 루디 얼티밋 XPLR, 폭스 32 테이퍼캐스트와 함께 그래블 레이스용 서스펜션 삼파전을 완성하는 모양새다. 가격은 상위 모델 F 132 원이 999.99파운드(약 178만원), 보급형 F 132가 893.90달러(약 125만원)로 책정됐다.
무엇이 바뀌었나
F 132 원은 사실 신제품이 아니다. DT스위스가 캐니언과 공동 개발해 2025년 그래일 CFR 리프트 에디션(당시 7,999유로)에만 얹어 팔던 포크다. 플래그십 모델 한 종에만 묶여 있던 터라, 캐니언을 사지 않는 이상 이 기술을 경험할 방법이 없었다.
이 독점 계약이 끝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의 오베드(Obed), 라이트스피드(Litespeed) 같은 소규모 브랜드가 먼저 완성차에 F 132 원을 얹어 팔기 시작했고, 이달 들어 DT스위스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프레임 단품으로도 직접 판매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애프터마켓 시장이 완전히 열렸다.
기존 그래블바이크 소유자가 리지드 카본포크를 떼어내고 이 포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는 뜻이다. DT스위스는 보급형 F 132와 상위 F 132 원 두 버전으로 라인업을 나눠, 가격과 기능 모두에서 선택지를 넓혔다.
출처: DT Swiss 공식 보도자료
핵심 스펙과 수치
두 모델 모두 트래블과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같지만, 락아웃과 댐핑 방식에서 갈린다. F 132 원은 핸들바에서 조작하는 리모트 락아웃 '푸시컨트롤(PUSHCONTROL)'을 달았고, F 132는 락아웃 레버 자체가 없는 대신 '오픈플로우(OPENFLOW)' 상시 댐핑으로 정비 부담을 줄였다.
| 항목 | F 132 | F 132 원(ONE) |
|---|---|---|
| 서스펜션 트래블 | 40mm | 40mm |
| 타이어 클리어런스 | 50mm | 50mm |
| 락아웃 | 없음(오픈플로우 상시 댐핑) | 핸들바 리모트 락아웃(푸시컨트롤) |
| 리바운드 조절 | 없음 | 9단 다이얼 |
| 무게 | 1,380g | 1,340g |
| 축간거리·엑슬 | 435mm, 12x100mm 스루액슬 | |
| 포크 오프셋 | 45 / 50 / 56mm | |
| 브레이크 마운트 | 플랫마운트, 160·180mm 로터 | |
| 가격 | 893.90달러·809유로(약 125만원) | 999.99파운드·1,269.90달러·1,149유로(약 178만원) |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그래블 서스펜션 포크 시장은 이미 락샥 루디 얼티밋 XPLR과 폭스 32 테이퍼캐스트가 선점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180mm 스티어러 기준 1,210~1,220g대로, DT스위스 F 132 원(1,340g)보다 100g 이상 가볍다.
무게에서는 밀리지만 DT스위스는 조작 편의성에서 승부를 건다. 경쟁 제품들이 포크 크라운의 수동 락아웃 레버를 직접 돌려야 하는 것과 달리, F 132 원은 케이블을 스티어러 안으로 통과시켜 핸들바에서 바로 락/언락을 전환하는 리모트 레버를 쓴다. 다운힐 구간에서 손을 놓지 않고 서스펜션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의미다.
보급형 F 132는 아예 락아웃 자체를 없앴다는 점에서도 결이 다르다. 상시 댐핑으로 작동해 세팅할 것도, 레버를 조작할 공간도 필요 없다. 정비점에 자주 들르기 어려운 라이더를 겨냥한 선택지로, 서비스 주기도 150시간 혹은 약 3,750km로 길게 잡았다.
출처: DT Swiss 공식 보도자료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DT스위스는 허브와 휠셋으로 국내에도 이미 익숙한 브랜드다. 다만 이번 F 132·F 132 원 포크의 국내 정식 수입·판매 계획과 가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 직구나 DT스위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해외 배송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구매 경로다.
국내에서도 한강·북한강 자전거길을 벗어나 임도나 비포장 구간을 섞은 그래블 라이딩과 그래블 그란폰도가 조금씩 늘고 있다. 리지드 포크로 거친 노면을 버티던 라이더라면, 특정 완성차를 사지 않고도 기존 그래블바이크에 서스펜션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호환성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축간거리 435mm, 12x100mm 스루액슬, 플랫마운트 브레이크 규격에 맞는 그래블 프레임이어야 장착이 가능하고, 무게도 일반 카본 리지드포크보다 600~800g가량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포크는 가벼움보다 거친 구간에서의 안정감과 피로 경감을 우선하는 라이더를 위한 선택지다. 평탄한 포장도로 위주로 달린다면 굳이 무게를 더할 이유가 없지만, 자갈·흙길 비중이 높은 코스를 자주 탄다면 리지드 포크 교체만으로 서스펜션 그래블바이크의 편안함을 맛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다.
출처: DT Swiss 공식 발표(dtswiss.com), BikeRadar, road.cc, todomountainbike.net
출처: www.dtswi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