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열린 그란 피에몬테 2026(10월 8일)에서 프랑스의 도리안 고동(네트컴퍼니 이네오스)이 줄어든 선두 그룹 스프린트를 제압하고 우승했다. 1996년 리샤르 비렌크 이후 30년 만에 나온 프랑스 선수의 그란 피에몬테 우승이라, 현지에서도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이날 경기 후반 UAE 팀 에미레이츠의 이삭 델 토로가 단독 공세를 시도했지만 선두 그룹에 따라잡혔고, 고동은 마지막 코너에서 팀 동료의 낙차라는 변수 속에서도 침착하게 스프린트를 가져갔다. 고동이 올라탄 자전거는 이네오스가 2026시즌 들어 새로 받은 피나렐로 도그마 F로, 프레임부터 휠까지 지난 시즌과 적지 않게 달라졌다.
출처: Pinarello 공식 홈페이지
무엇이 바뀌었나
피나렐로는 2026시즌을 앞두고 도그마 F를 새 카본 소재인 토레이카 M40X로 다시 제작했다. 다운튜브를 3.5도 회전시켜 바텀브래킷 주변을 용골(keel) 형태로 다듬은 '에어로-킬' 구조가 핵심 변화로, 헤드튜브 폭도 기존보다 8mm 좁혀 공기 저항을 줄였다.
팀 장비 구성도 함께 바뀌었다. 이네오스는 2025년 12월 그레나디어스 시절 발표를 통해 휠 공급사를 네덜란드 브랜드 스코프(Scope)로 교체한다고 밝혔고, 2026시즌부터 전 종목에서 이 휠을 쓰고 있다. 구동계는 기존처럼 시마노 듀라에이스 Di2를 그대로 쓰고, 타이어는 콘티넨탈, 안장은 프롤로고 조합을 유지했다.
흰색 바탕에 팀 저지와 같은 선명한 오렌지색을 포크와 뒤삼각에 입힌 새 도장도 지난해 12월 처음 공개됐다. 그란 피에몬테는 이 새 조합이 선보인 올 시즌 단일대회 우승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핵심 스펙과 수치
피나렐로가 공개한 수치를 이전 세대 도그마 F와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 항목 | 이전 세대 도그마 F | 2026 도그마 F |
|---|---|---|
| 프레임 소재 | 토레이카 상위 등급 | 토레이카 M40X |
| 프레임셋 무게 | 기준 | 약 108g 감량(10% 이상) |
| 공기저항(CdA, 요각 평균) | 기준 | 0.2% 감소 |
| BB 주변 공력(에어로-킬) | 미적용 | 약 1.2% 개선 |
| 헤드튜브 노즈 폭 | 기준 | 8mm 축소 |
| 팀 휠 공급사 | 시마노 | 스코프(Scope) |
이네오스 퍼포먼스팀은 CdA 0.2% 개선이 체감상 자전거 무게 175g을 줄인 것과 맞먹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수치만 보면 크지 않아 보여도, 그랜드투어 막판 스프린트나 이번 그란 피에몬테처럼 줄어든 선두 그룹에서 체력을 아끼는 데는 작지 않은 차이라는 게 팀 설명이다.
출처: Pinarello 공식 홈페이지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직전 세대 도그마 F는 2021년 처음 공개된 뒤 큰 틀을 유지한 채 세부 보강만 거쳐왔다. 이번 변화는 무게와 공력을 동시에 잡으려 한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 보통 한쪽을 늘리면 다른 쪽이 희생되기 마련인데, 피나렐로는 다운튜브 형상 하나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설명한다.
같은 체급의 서벨로 S5나 콜나고 V4Rs 같은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도그마 F는 여전히 '종합 레이스 바이크'를 표방한다. 에어로 바이크만큼 납작하지 않지만 등반에서 불리하지 않고, 경량 바이크만큼 가볍지 않지만 평지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절충점을 유지한다는 평가다.
휠 교체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코프는 설립 10년 차의 비교적 젊은 브랜드로, 이번 이네오스와의 3년 계약을 통해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노린다고 밝혔다. 월드투어 최상위팀이 대형 브랜드 대신 상대적으로 작은 브랜드를 선택한 사례라 해외 장비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도그마 F는 국내에서도 공식 수입사 네오플라이를 통해 꾸준히 판매돼 온 모델이라 이번 세대교체의 체감도가 낮지 않다. 프레임셋 기준 해외 가격은 5,500유로(약 825만원), 미국에서는 7,250달러(약 1,015만원)로 책정됐고, 국내 공식 가격도 859만원 선으로 큰 차이가 없다.
완성차는 구동계 등급에 따라 가격 폭이 크다. 국내 딜러 기준으로 시마노 105 Di2나 울테그라 Di2를 올린 보급형 완성차는 1,600만원대부터, 듀라에이스 Di2나 SRAM 레드 AXS를 얹은 상위 완성차는 1,90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다만 팀이 쓰는 스코프 휠은 아직 국내 정식 유통망이 뚜렷하지 않다. 완성차를 구입해도 팀 사양 그대로의 휠 조합을 국내에서 바로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프레임과 구동계 조합만으로도 이번 세대 도그마 F의 무게·공력 개선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게 국내 피팅 숍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출처: Pinarello 공식 홈페이지
그란 피에몬테는 시즌 막바지 원데이 레이스라 국내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최상위팀이 신형 프레임과 신규 휠 조합으로 거둔 첫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다음 시즌 그랜드투어에서 같은 조합이 어떤 성적을 내는지가 이번 세대교체의 진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문: Pinarello 공식 홈페이지(New Dogma F), INEOS Grenadiers/Netcompany INEOS, Scope Cycling 공식 보도자료
출처: pinarell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