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2026시즌 마지막 모뉴먼트 일 롬바르디아에서, 데카트론 CMA CGM 소속 폴 세이샤스(20)가 239km 단독 질주 끝에 우승했다. 결승선을 19km 남긴 치비글리오 오르막에서 터뜨린 공격 한 번으로 경쟁자를 모두 떨어뜨린 이 우승으로, 세이샤스는 만 20세 16일의 나이로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2차대전 이후 모뉴먼트 최연소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장비다. 세이샤스가 올라탄 자전거는 반리셀(Van Rysel) RCR-R, 구동계는 이번 시즌 팀이 처음 전면 도입한 SRAM 레드 AXS였다. 데카트론 산하 반리셀로서는 창단 이래 처음 거둔 모뉴먼트 우승이고, 시마노에서 SRAM으로 갈아탄 선택이 사이클링 최고 무대에서 증명된 순간이기도 하다.
무엇이 바뀌었나
2025시즌까지 데카트론 AG2R(현 데카트론 CMA CGM)은 시마노 듀라에이스 Di2를 썼다. 2026시즌 들어 팀은 구동계를 SRAM 레드 AXS로 전면 교체했고, 파워미터도 SRAM 자체 크랭크 기반으로 바뀌었다. 휠·타이어·콕핏은 기존처럼 스위스사이드·콘티넨탈·데다 조합을 유지했다.
세이샤스는 평탄한 클래식에서는 에어로 프레임 RCR-F를, 오르막이 많은 날에는 올라운드 프레임 RCR-R을 구분해 탄다. 짧고 가파른 오르막이 반복되는 일 롬바르디아 코스 특성상 이번에도 RCR-R을 선택했다.
세이샤스 개인 기준으로도, 데카트론 팀(전신 AG2R 포함) 기준으로도 이번이 첫 모뉴먼트(밀라노-산레모, 투르 드 플랑드르, 파리-루베, 리에주-바스토뉴-리에주, 일 롬바르디아) 우승이다. 창단 이래 모뉴먼트 문턱을 넘지 못했던 팀에게는 상징적인 결과였고, 장비를 공급하는 반리셀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진: 반리셀 RCR-R 프로 SRAM 레드 AXS 빌드 (출처: 반리셀 공식 몰, 참고용)
핵심 스펙과 수치
세이샤스가 탄 구성과 동일한 RCR-R 프로 SRAM 레드 AXS 빌드 기준 주요 수치는 다음과 같다.
| 항목 | 내용 |
|---|---|
| 프레임 | 반리셀 RCR-R 프로, 풀카본, 미디엄 사이즈 790g |
| 구동계 | SRAM 레드 AXS (2026시즌 팀 전면 도입, 이전 시즌 시마노 듀라에이스 Di2) |
| 휠셋 | 스위스사이드 하드론3 얼티밋, DT스위스 180 허브 |
| 타이어 | 콘티넨탈 GP5000 S TR 튜브리스 |
| 완성차 가격(영국 기준) | 9,000파운드 (약 1,700만원 내외, 환율에 따라 변동) |
| 우승 기록 | 239km, 5시간 49분 28초, 2위 엔리크 마스와 48초 차 |
UCI 완성차 최저 중량 규정은 6.8kg이다. 프레임만 790g인 RCR-R 프로는 휠·구동계 구성에 따라 이 기준에 가깝게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 팀 입장에서는 오르막 구간에서 따로 무게추를 달 필요가 거의 없다.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2026시즌 월드투어 18개 팀 가운데 10개 팀이 시마노 듀라에이스를, 8개 팀이 SRAM 레드 AXS를 쓴다. 데카트론은 그 전환의 한 축으로,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전자 프로토콜을 확장한 신형 레드 AXS를 택했다. 이번 우승은 신형 레드 AXS가 그랜드 투어가 아니라 고강도 공격이 반복되는 단발 클래식에서도 변속 신뢰성과 무게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RCR-R 자체의 시장 위치도 또렷하다. 타막 SL9나 에몬다 같은 경쟁 올라운드 레이스바이크가 국내 기준 수백만원대 완성차부터 시작하는 것과 달리, RCR-R 프로는 데카트론의 유통 구조 덕에 월드투어급 스펙을 상대적으로 접근성 있는 가격에 공급한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사진: 반리셀 RCR-R 프로 울테그라 Di2 빌드 (출처: 반리셀 공식 몰, 참고용)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반리셀은 지난 8월 강남에 로드바이크 팝업스토어를 열며 국내 상륙을 알렸다. RCR 프로 라인업을 포함한 하이엔드 모델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타볼 수 있게 한 건데, 이번 모뉴먼트 우승으로 매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정식 온라인 판매가나 수입 체계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기준 9,000파운드 완성차가가 국내에 그대로 적용될지는 매장 문의가 필요한 상태다. 그래도 시마노 일색이던 국내 로드 시장에서 SRAM 레드 AXS 완성차를 상대적으로 접근성 있게 접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세이샤스의 우승은 스무 살 선수 개인의 반란이기도 하지만, 구동계 선택과 프레임 조합이라는 장비 결정이 최고 레벨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완성차를 그대로 국내에 들여오긴 이르더라도, 듀라에이스에서 레드 AXS로 넘어갈지 고민 중인 라이더라면 이번 결과를 하나의 참고 사례로 삼아볼 만하다.
출처: CyclingNews - Il Lombardia 2026, 반리셀 공식 몰
출처: www.vanrys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