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로사 메락 5세대, 700g에 안정성을 더했다
이탈리아 프레임 브랜드 데로사가 5세대 메락을 8월 3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지로 디탈리아 공식 자전거 파트너 자격으로 발표한 이번 모델은 2년간의 개발 끝에 나온 완전 신설계로, 데로사는 "가벼움과 고속 안정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소개했다.
프레임 무게는 700g, 포크는 280g. 완성차 무게는 부품 구성에 따라 6.9~7.1kg 수준이다. 헤드튜브를 장식하던 상징적인 하트 로고는 이번 세대에서 빠졌다. 대신 앞삼각을 컴팩트하게 유지하면서 포크 다리와 리어 트라이앵글·체인스테이 단면을 키운 것이 눈에 띈다.
무엇이 바뀌었나
이번 신형의 방향은 '가벼우면서도 빠른 속도에서 흔들리지 않는 프레임'이다. 데로사는 포크와 리어 트라이앵글의 볼륨을 키운 것을 두고 강성보다는 고속 안정성을 우선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면부는 좁고 컴팩트하게 남겨 에어로 실루엣을 살렸다.
케이블은 완전내장(ACR 방식) 라우팅으로 처리했고, 브레이크는 디스크 전용이다. 바텀브라켓은 압입형 대신 나사산 방식인 T47(85.5mm)을 채택해 정비 편의성을 챙겼다. 최근 하이엔드 프레임셋 다수가 압입형 BB의 소음 문제로 나사산 방식을 재도입하는 흐름과 같은 선택이다.
브랜드 대표 크리스티아노 데 로사는 "빠르게 달릴수록 우리가 안정성에 쏟은 작업을 더 이해하게 된다. 신형 메락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메락이라는 이름은 2000년 처음 등장했다. 로마스 바인슈테인스가 그해 플루아이 세계선수권에서 이 프레임으로 우승했고, 2021년에는 빅토르 라파이가 지로 디탈리아 스테이지 우승을 메락으로 따냈다. 25년 넘게 이어온 레이스 프레임 계보의 5세대가 이번 모델이다.
출처: De Rosa 공식 홈페이지
핵심 스펙과 수치
공개된 지오메트리와 무게, 가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이즈는 425~565mm까지 8단계로 나뉘며, 헤드튜브 각과 시트튜브 각은 사이즈별로 조금씩 달라진다.
| 항목 | 수치 |
|---|---|
| 프레임 무게 | 700g |
| 포크 무게 | 280g |
| 완성차 무게 | 6.9~7.1kg (구성별) |
| 바텀브라켓 | T47, 85.5mm |
| 최대 타이어 클리어런스 | 34c |
| 헤드튜브 각 | 73.1~74.9° (사이즈별) |
| 시트튜브 각 | 70.7~73.4° (사이즈별) |
| 프레임셋 가격(유럽, VAT 포함 추정) | €5,600~5,950 (약 840만~893만원) |
대표 사이즈인 505(약 54사이즈급 상당)를 기준으로 보면 스택 548mm, 리치 393mm, 휠베이스 984.7mm, 체인스테이 405mm다. 프레임셋 가격은 프레임·포크·헤드셋·시트포스트·스루액슬을 포함한 값이며, 무선 구동계와 카본 휠을 얹은 완성차는 €13,000(약 1,950만원)을 넘어선다. 환율은 1유로 약 1,500원 기준이다.
마감은 클래식·다이내믹·레이스 세 가지 톤으로 나뉘고, 같은 프레임에 그래픽만 다르게 입힌 구조다. 클래식은 절제된 단색 위주, 다이내믹은 속도감을 강조한 라인 그래픽, 레이스는 대비가 강한 배색이다. 블루·골드·실버·바이올렛·버건디·블랙·로즈·레드·아이리스·화이트·퍼플·그린까지 색상 선택지도 넓다.
출처: De Rosa 공식 홈페이지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데로사는 이번 발표에서 이전 세대 대비 구체적인 감량 수치(g)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프레임 700g·포크 280g은 완전내장 케이블 라우팅과 디스크 브레이크 전용 구조를 갖춘 하이엔드 올라운드 프레임 중에서도 가벼운 축에 든다. 같은 700g대 초경량 경쟁 구도에는 이미 자이언트 TCR SL(690g)이 있고, 콜나고는 정반대로 손으로 빚는 러그 카본 방식의 C72로 같은 가격대를 겨냥하고 있다. 메락은 모노코크·완전내장이라는 점에서 콜나고보다는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나 서벨로 S5 같은 현대적 레이스 프레임 쪽에 가깝다.
34c까지 벌어진 타이어 클리어런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콘티넨탈 GP5000 S TR이 35mm까지 사이즈를 확장하는 등, 레이스 프레임도 광폭 타이어를 무리 없이 수용하는 흐름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메락 역시 이 흐름에 올라탄 모델로 볼 수 있다. 나사산 BB 채택 역시 최근 하이엔드 프레임들이 압입형 BB의 소음 이슈를 피해 되돌아가는 트렌드와 궤를 같이한다.
출처: De Rosa 공식 홈페이지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국내에는 데로사 코리아(서울 광진구)가 공식 수입사로 들어와 있고, 이전 세대 메락 프레임셋도 정식 판매 이력이 있다. 다만 이번 신형 메락의 국내 입고 시점과 정가는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유럽 프레임셋가(€5,600~5,950)에 관세와 부가세, 유통 마진까지 반영하면 국내 실제 판매가는 이보다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완성차 기준으로는 €13,000(약 1,950만원) 이상으로, 콜나고 C72나 피나렐로 도그마 F 같은 최상위 라인과 같은 가격대에 놓인다. 국내에서 이 가격대를 검토하는 라이더라면 손빚음 러그의 손맛을 택할지, 완전내장 모노코크의 다루기 쉬움을 택할지가 실질적인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34mm까지 타이어를 올릴 수 있다는 점도 국내 라이더에게는 실용적인 매력이다. 국내 그란폰도·평지 위주 라이딩 환경에서는 28~32c를 즐겨 쓰는 라이더가 늘고 있는 만큼, 굳이 얇은 타이어에 묶이지 않아도 되는 여유는 실사용에서 체감되는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메락 5세대는 초경량과 손맛을 앞세운 기존 데로사 라인업에 '고속 안정성'이라는 새 축을 더한 모델이다. 국내 입고가와 시점이 확정되면 콜나고·피나렐로·서벨로 최상위 라인과 나란히 비교될 것으로 보이며, 그 전까지는 데로사 코리아를 통한 개별 문의로 물량과 가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