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와이어 3, 230g 로드화로 반격
이탈리아 신발 브랜드 시디(SIDI)가 로드화 '와이어' 시리즈의 3세대 모델 '와이어 3'를 공개했다. 전작 대비 무게를 크게 줄이면서 통기성과 파워 전달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게 핵심이다. 시디가 올해 봄·여름 컬렉션 전반을 새 정체성으로 물갈이하는 가운데, 로드 라인의 얼굴 격인 와이어 시리즈를 가장 먼저 손봤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디는 1960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돼 한때 로드화 시장을 주도했던 브랜드지만, 최근 10여 년간 스페셜라이즈드·피직 등 경쟁 브랜드에 무게와 기술 양쪽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2년 이탈리아 투자그룹 이탈모빌리아레에 인수된 뒤 로고와 브랜드 정체성을 새로 다듬는 중인데, 와이어 3는 이 재정비 흐름을 대표하는 신발로 꼽힌다. 북미 시장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자체 온라인몰도 함께 열었다.
무엇이 바뀌었나
갑피는 '마이크로 매트릭스'와 케블라 소재를 함께 써서 부위마다 밀도를 다르게 배치했다. 발등처럼 통기가 필요한 부위는 성기게, 옆면처럼 지지가 필요한 부위는 촘촘하게 짜 무게를 줄이면서도 내구성을 지켰다는 설명이다.
조임 시스템은 'NUUN 001C' 알루미늄 다이얼 2개를 좌우에 배치했다. 다이얼 자체를 에어로 형상으로 다듬었고, 마모되면 다이얼과 힐 패드만 따로 교체할 수 있어 신발 전체를 바꾸지 않고도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밑창은 풀카본 소재 'R2FC'에 굽 아래를 보강하는 '넥서스 브릿지' 구조를 더했다. 자체 강성 지수는 5~12단계 중 11로, 최상급에 가까운 수치를 부여했다.
핏은 시디가 올해 컬렉션 전반에 적용 중인 '밀레니엄 핏'을 따른다. 앞볼을 기존보다 살짝 넓히고, '피르모르X' 랩핑 구조와 발등이 뜨는 '플로팅 인스텝' 설계로 다양한 발 모양을 감싸도록 했다. 클릿 위치도 좌우 독립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바뀌었다.
핵심 스펙과 수치
| 항목 | 와이어 2S(전작) | 와이어 3(신형) |
|---|---|---|
| 무게 | 674g(양쪽, 45.5 기준) | 230g(한쪽, 42 기준) |
| 가격 | 약 389~399유로 | 399유로(약 60만원) |
| 밑창 강성 | 비공개 | 11/12단계(R2FC 풀카본) |
| 다이얼 | 테크노3 다이얼 | NUUN 001C 듀얼 다이얼 |
| 클릿 조정 | 고정형(조정 불가) | 좌우 독립 조정 가능 |
| 사이즈 범위 | EU 36~50 | EU 36~50 |
출처: SIDI 공식 홈페이지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전작 와이어 2S는 45.5 사이즈 기준 양쪽 674g으로, 산술적으로 한쪽 337g 안팎이었다. 신형 와이어 3는 42 사이즈 한쪽 기준 230g으로, 사이즈 차이를 감안해도 100g 이상 가벼워졌다. 클릿 위치가 고정형이던 전작과 달리 좌우 독립 조정이 가능해진 것도 실사용에서 체감이 클 부분이다.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무게는 상위권이다. 스페셜라이즈드 S-웍스 토치 레이스는 양쪽 456g, 피직 벤토 스타빌리타 카본은 양쪽 586g으로 알려져 있어(둘 다 45 사이즈 기준), 단순 환산 시 한쪽 200g대 초중반이다. 와이어 3의 230g은 이 최상위 그룹과 직접 겨룰 만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가격 역시 399유로로 S-웍스 토치(약 390유로), 벤토 스타빌리타 카본(약 400유로)과 거의 같은 선에 놓인다. 오랫동안 무게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디가 이번엔 가격대까지 맞추면서 정면 승부를 건 셈이다. 색상도 기본 블랙·화이트 외에 샌드-플루오코랄, 화이트-플루오옐로우 같은 튀는 조합을 함께 내놓아 디자인 선택 폭도 넓혔다.
출처: SIDI 공식 홈페이지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시디는 국내에 시디코리아를 통해 정식 유통되는 브랜드라 접근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399유로 신발이 국내에 그대로 60만원대로 들어올지, 관세·물류 마진이 더해질지는 정식 입고 공지를 봐야 확인된다. 기존에도 시디 로드화가 수입가 기준으로 유럽 소비자가보다 높게 책정돼온 전례가 있어, 실제 국내 판매가는 이보다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밀레니엄 핏'이 앞볼을 넓힌 방향이라는 점도 국내 라이더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유럽 브랜드 로드화는 발볼이 좁아 국내에서 발볼이 넓은 라이더들이 사이즈업이나 벌징(볼 늘림) 시술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디가 이번 라인업 전체에 걸쳐 폭을 완화했다면 국내 발볼 체형과의 궁합이 이전보다 나아질 여지가 있다.
클릿 위치를 좌우 독립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된 점도 국내 피팅 숍에서 정밀 세팅을 받는 라이더들에게는 실질적인 장점이다. 좌우 다리 길이나 무릎 정렬 차이를 신발 단계에서부터 보정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출처: SIDI 공식 홈페이지
결국 판단 기준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이 300g대 이상이라면 와이어 3는 체감 가능한 경량화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미 S-웍스 토치나 벤토 스타빌리타 카본급을 쓰고 있다면 무게보다는 클릿 독립 조정이나 넓어진 핏 쪽에서 갈아탈 이유를 찾는 편이 합리적이다. 국내 정식 입고 시점과 가격은 시디코리아 공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