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쳇 54T 업글, 크랭크 몇 도를 벌까
인게이지먼트 각도 = 360 ÷ 이빨 수
페달을 밟는 순간 뒷바퀴가 곧바로 밀리지는 않는다. 프리허브 안쪽의 라쳇(또는 폴)이 다음 이빨을 만날 때까지 아주 짧게 헛도는 구간이 있다. 이 헛도는 각도를 인게이지먼트 각도라 부르고, 계산은 허무할 정도로 단순하다. 360도를 이빨 수로 나누면 끝이다.
이 숫자를 제품군 전체에 걸쳐 공개해 둔 곳이 DT Swiss다. 그래서 라쳇 이야기는 자연히 DT 기준으로 정리된다.
출처: DT Swiss 공식 제품 이미지 (240 허브, 라쳇 EXP)
| 시스템 | 이빨 수 | 허브 기준 각도 | 주 적용 |
|---|---|---|---|
| 3-Pawl | 폴 3개 | 미공표 | 370 등 보급 허브 |
| Ratchet LN | 18T / 36T | 20° / 10° | 입문 라쳇 |
| Ratchet (클래식 스타 라쳇) | 18 / 24 / 36 / 54T | 20° / 15° / 10° / 6.7° | 350, 구형 180·240 |
| Ratchet EXP | 36T / 54T | 10° / 6.7° | 현행 180·240 |
| Ratchet DEG | 60 / 72 / 90T | 6° / 5° / 4° | MTB 상급 |
시마노와 캄파놀로·풀크럼은 폴 방식을 쓰면서 인게이지먼트 각도를 따로 공표하지 않는다. 마빅은 ID360이 40T 라쳇 두 장을 맞물리는 구조라 9°다.
허브에서 20도가 크랭크에서는 몇 도인가
여기서 대부분의 논쟁이 갈린다. 20도, 6.7도는 어디까지나 허브가 도는 각도다. 체인이 걸려 있으므로 페달에서 느끼는 각도는 기어비만큼 줄어든다. 크랭크 각도 = 허브 각도 × (뒤 코그 이빨 ÷ 앞 체인링 이빨).
| 기어 | 18T(20°) | 54T(6.7°) | 차이(170mm 크랭크 페달 이동) |
|---|---|---|---|
| 50-11 (평지 고속) | 4.4° | 1.5° | 약 9mm |
| 50-15 (순항) | 6.0° | 2.0° | 약 12mm |
| 34-30 (업힐) | 17.6° | 5.9° | 약 35mm |
평지 순항 기어에서 18T와 54T의 차이는 크랭크 4도, 페달이 그리는 호로 1cm 남짓이다. 반면 34-30 같은 저속 업힐 기어에서는 11도 이상 줄어들어 페달 이동으로 3.5cm가 된다. 급경사에서 클릿을 다시 물리고 재출발할 때, 혹은 저속 댄싱에서 체중을 옮겨 실을 때만 유독 또렷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MTB가 인게이지먼트에 예민하고 로드에서는 "생각보다 별로 안 느껴진다"는 후기가 같이 나오는 것도 같은 계산 때문이다.
대가는 소리와 그리스
출처: DT Swiss 공식 제품 이미지 (라쳇 EXP 54T 서비스 킷)
이빨이 3배로 늘면 이빨 하나의 높이는 그만큼 얕아진다. 그래서 54T는 그리스 선택에 훨씬 민감하다. DT가 킷 안에 전용 그리스를 같이 넣어 주는 이유이고, 일반 베어링 그리스처럼 점도 높은 것을 바르면 라쳇이 제때 떨어지지 않아 오히려 물림이 늦어지거나 헛도는 증상이 난다. 프리휠 소리가 커지는 것도 사실상 정해진 결과다. DT는 이빨 수에 따른 프리휠 저항 수치를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호환성은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한다. 클래식 스타 라쳇과 라쳇 EXP는 부품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350이나 구형 180·240은 클래식이라 18·24·36·54T 킷을 고를 수 있고, 현행 180·240 EXP는 36T가 기본이며 업그레이드 선택지는 54T 하나뿐이다. 프리허브 바디에 'RATCHET'만 새겨져 있으면 클래식, 'RATCHET EXP'면 EXP다.
국내 라이더 입장에서
출처: DT Swiss 공식 제품 이미지 (350 허브, 클래식 라쳇)
이 업그레이드가 국내에서 자주 언급되는 건 휠 브랜드와 무관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카본 완성휠 상당수가 DT 허브를 그대로 쓰거나, 대만·중국제 허브라도 라쳇 구조를 따라간다. 즉 림이 무엇이든 뒷허브가 DT 계열이면 킷만 갈아 끼우면 된다. EXP 54T 서비스 킷의 해외 소매가는 100~130달러(약 14만~18만원)선이고, DT Swiss는 국내에 정식 수입되고 있어 수입사 채널로도 구할 수 있다.
정리하면 이건 와트를 벌어주는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한강·평지 위주라면 1cm어치 차이를 위해 지불하는 값이 되고, 남산·북악처럼 저속 업힐과 정지 출발이 반복되는 코스, 신호가 많은 도심 주행에서 체감이 커진다. 라이딩 성격을 먼저 보고 판단하는 편이 낫다.
출처: DT Swiss 공식 라쳇 기술 페이지, DT Swiss 허브 서비스 킷 제품 정보
출처: www.dtswi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