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렐리 SL-R, 타이어가 에어로 부품이 됐다
타이어가 구름저항 싸움만 하던 시대는 끝나가는 분위기다. 피렐리가 내놓은 P ZERO Race TLR SL-R은 아예 "타이어를 에어로 부품으로 쓴다"를 전면에 내걸었다. 3월 말 글로벌 발표 이후 알페신-프리미어테크와 리들-트렉이 실전에서 굴려 왔고, 국내에는 6월에 정식으로 들어왔다.
PAAS — 림과 타이어의 경계를 지운다
핵심은 PAAS(Pirelli Advanced Aerodynamic System)라는 특허 출원 기술이다. 원리 자체는 어렵지 않다. 타이어 숄더에서 림 플랜지로 넘어가는 구간의 형상을 다듬어, 그 전이면을 최대한 매끄럽게 만든 것이다. 공기가 림 표면을 따라 더 오래 붙어 흐르면 유동 박리(flow separation)가 늦게 일어나고, 요각이 걸린 상황에서 세일링 효과가 커진다.
피렐리가 밝힌 수치는 측풍 조건에서 평균 최대 5W, 특정 요각에서는 최대 15W 절감이다. 여기에 새 LiteCORE 케이싱으로 구름저항을 기존 RS 대비 약 10% 낮췄다고 한다(세트당 대략 2W 수준). 다만 이건 전부 제조사 자체 풍동 수치이므로, 늘 그렇듯 절대값보다 방향성으로 읽는 게 맞다.

출처: Pirelli 공식 보도자료
스펙 정리
| 항목 | 내용 |
|---|---|
| 사이즈 / 무게 | 28-622 275g / 30-622 295g (32mm은 여름 이후 추가) |
| 케이싱 | LiteCORE, 120TPI (트레드 2겹 / 사이드월 3겹) |
| 컴파운드 | SmartEVO² (RS와 동일 계열) |
| 트레드 두께 | 1.9mm (RS 2.4mm) |
| 권장 림 내폭 | 22–25mm, 훅리스 호환(훅리스 최대 73psi) |
| 해외가 | 약 €100 / $128 (개당, 약 14–18만원) |
| 국내가 | 159,000원 / 팀 에디션 165,000원 (개당) |
생산은 이탈리아 밀라노 볼라테 공장이고, 타이어 중량의 21%를 FSC 인증 천연고무로 채웠다는 점도 피렐리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출처: Pirelli 공식 보도자료
국내 라이더 입장에서 볼 것
국내 유통은 세파스가 맡아 6월 12일부터 판매 중이다. 개당 15만원대는 GP5000 S TR이나 코르사 프로 같은 경쟁 하이엔드와 비슷한 구간이라, 가격만으로 특별히 비싸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이 타이어를 살 때 반드시 확인할 게 두 가지다. 첫째, PAAS는 림 내폭 22–25mm를 전제로 설계됐다. 아직 내폭 19–21mm 구형 카본휠을 쓰는 라이더라면 에어로 이득의 상당 부분이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최근 광폭 휠셋(로발 라피드, 케이덱스, 신형 듀라에이스 등)과 짝을 지어야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둘째, 실측 폭이 크다. 28c를 내폭 25mm 림에 물리면 31mm 근처까지 나온다. 프레임·포크 클리어런스가 빠듯한 구형 에어로 프레임이라면 30c는 물론 28c도 한 번 재보고 사는 게 안전하다. 훅리스 조합에서는 최대 73psi 제한이 걸리는데, 어차피 이 폭에서 권장 공기압대는 55–65psi 구간이라 국내 도로 사정에선 오히려 편한 쪽이다.

출처: Pirelli 공식 보도자료
정리하면 "광폭 훅리스 휠을 이미 쓰고 있고, 레이스나 그란폰도에서 몇 와트를 더 찾고 싶은" 라이더에게 맞는 타이어다. 반대로 휠이 구형이라면 타이어부터 바꿀 이유는 크지 않다.
출처: Pirelli 공식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