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에 입성한 중국 바이크컴퓨터
가민 12팀, 와후 8팀 — 그리고 낯선 두 이름
2026 투르 드 프랑스 23개 팀의 핸들바를 보면 바이크컴퓨터 시장의 지형이 그대로 읽힌다. 여전히 가민이 12개 팀으로 절반을 쥐고 있고, 와후가 8개 팀으로 뒤를 받친다. 그런데 올해는 이 2강 구도 사이에 처음 보는 이름이 두 개 끼어 있다. 그루파마-FDJ 유나이티드의 iGPSPORT, 그리고 XDS 아스타나의 마젠(Magene) — 둘 다 중국 브랜드이고, 둘 다 올해가 월드투어 데뷔 시즌이다.
| 브랜드 | 팀 수 | 주요 사용 모델 |
|---|---|---|
| 가민 | 12 | 엣지 850·1050 |
| 와후 | 8 | 엘레먼트 볼트 3(86g)·에이스 |
| iGPSPORT | 1 (그루파마-FDJ) | BiNavi Air |
| 마젠 | 1 (XDS 아스타나) | C706 |
| 해머헤드 | 1 (NSN) | 카루 3 |
2026 투르 출전 23개 팀 기준 (road.cc 7월 15일 집계)
그루파마-FDJ 팀 바이크에 장착된 iGPSPORT. 출처: iGPSPORT 공식 보도자료
가민을 떼어낸 두 팀
흥미로운 건 두 팀 모두 원래 가민을 쓰다가 갈아탔다는 점이다. 그루파마-FDJ는 작년 11월 iGPSPORT와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컴퓨터뿐 아니라 HR50 심박 스트랩, SRmini 레이더 후미등까지 통째로 iGPSPORT 생태계로 옮겼다. 투르에서 선수들이 쓰는 건 올해 1월 출시된 BiNavi Air — 무게 77g, 두께 13.8mm의 3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컴퓨터로, 공식 출시가가 169.9달러(약 24만원)다. 배터리는 최대 30시간을 주장한다.
그루파마-FDJ가 투르에서 쓰는 BiNavi Air. 77g, 약 24만원. 출처: iGPSPORT 공식 보도자료
XDS 아스타나는 올해 1월 마젠과 손을 잡았다. 마젠은 2015년 설립된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파워미터와 스마트 트레이너로 먼저 알려졌다. 아스타나에는 컴퓨터 외에도 T500 스마트 트레이너, L508 레이더 후미등, H613 심박계까지 공급하며, 투르에서는 3.3인치 터치스크린의 신형 C706이 핸들바에 올라가 있다. 동급 가민·와후의 절반 수준 가격이 무기다.
마젠 × XDS 아스타나 파트너십. 출처: Magene 공식 발표자료
'반값 컴퓨터'가 월드투어 검증대에 오르면
프로 팀 공급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다. 그랜드투어 3주 동안 매일 5~6시간씩, 폭우와 폭염 속에서 GPS 로그가 끊기면 안 되고, 팀 전술에 쓰이는 데이터가 틀리면 안 된다. 여기서 살아남으면 "싸구려"라는 꼬리표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사이클컴퓨터 시장에서 가민·와후 2강의 가격 정책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 '프로 검증'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올해 투르는 그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장면일 수 있다.
국내 라이더에게는
두 브랜드 모두 국내에서 이미 낯설지 않다. iGPSPORT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iGS630 등으로 '가성비 컴퓨터' 시장을 잡아왔고, 마젠도 국내 수입사를 통해 파워미터·트레이너가 유통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들 브랜드를 고르는 이유가 순전히 가격이었다면, 이제는 "그루파마-FDJ가 투르에서 쓰는 컴퓨터"라는 문장이 붙는다. 80만원대 플래그십 대신 20만원대 컴퓨터로 넘어가는 걸 고민 중이었다면, 판단 재료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참고: road.cc — Bike computers of the Tour de France · iGPSPORT 공식 발표 · Magene 공식 발표
출처: road.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