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왜 GPS 대신 휠 센서를 달까
투르 TTT에 등장한 '구식' 부품
모든 것이 최첨단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알페신-프리미어 테크는 오히려 한 세대 전 액세서리를 꺼내 들었다. 바르셀로나 19.6km 팀타임트라이얼(TTT)로 열린 이번 투르 개막 스테이지에서 팀 전원이 앞바퀴 허브에 와후(Wahoo) 스피드 센서를 감고 출발한 것. GPS 사이클컴퓨터가 속도를 충분히 정확하게 찍어주는 시대에, 바퀴 회전수를 직접 세는 센서를 되살린 데는 이유가 있다.
장착 위치가 앞바퀴인 것부터 계산된 선택이다. TT 바이크의 뒷바퀴는 디스크 휠이라 허브에 센서를 감을 자리가 없다. 센서가 공기 흐름에 노출되는 만큼 에어로 손해가 없지는 않지만, 팀은 그 손해를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사진: Wahoo TRACKR SPEED (출처: Wahoo 공식몰)
GPS 속도의 두 가지 맹점
평소 라이딩에서는 GPS 속도로 충분하다. 문제는 TT라는 특수 상황이다. 첫째, TT 포지션에서는 라이더의 몸이 헤드유닛 바로 위를 덮는다. 위성 신호가 몸에 가려지면서 속도 값이 흔들리거나 끊길 수 있다. 둘째, 팀원 뒤에 붙었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TTT에서는 드래프트를 드나들 때마다 속도가 미세하게 출렁이는데, GPS의 반응 속도로는 이 변화를 즉각 따라가기 어렵다.
휠 센서는 바퀴가 실제로 도는 횟수를 세기 때문에 이런 간섭이 없다. 하늘이 안 보여도, 몸이 컴퓨터를 덮어도, 지금 이 순간의 속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와트가 아니라 '시속'으로 맞추는 로테이션
TTT의 성패는 선두 교대 시 속도를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느냐에 갈린다. 파워미터 수치만 보고 당기면 바람과 경사, 드래프트 여부에 따라 실제 속도는 들쭉날쭉해지고, 뒤에 붙은 팀원들의 줄이 끊어진다. 팀 미케닉들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전용 스피드 센서를 쓰면 선두로 나설 때 파워가 아니라 속도 기준으로 훨씬 정확하게 정속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이 노하우는 야스퍼 필립센을 위한 스프린트 리드아웃 트레인에서도 그대로 쓰인다.
알페신이 쓰는 방식의 센서는 와후의 현행 제품 기준으로 이렇다.
| 제품 | Wahoo TRACKR SPEED |
| 무게 | 13g |
| 배터리 | CR2032 코인셀, 최대 200시간 |
| 장착 | 앞바퀴 허브 (직경 최대 40mm) |
| 연결 | Bluetooth + ANT+ 동시 지원 |
| 방수 | IPX7 |
| 가격 | $44.99 (약 6.3만원) |
사진: 허브에 장착된 TRACKR SPEED (출처: Wahoo 공식몰)
국내 라이더에게도 쓸모 있을까
와후와 가민의 스피드 센서는 국내 정식 유통 중이고 가격도 4~6만원대라 부담이 적다. 프로처럼 0.1km/h 단위 페이싱까지는 아니어도, GPS가 끊기는 터널과 지하차도가 많은 국토종주 코스, 교량 밑을 지나는 한강 라이딩에서 속도·거리 기록이 뭉개지는 걸 막아준다. 스마트롤러 없이 일반 롤러로 실내 훈련을 할 때 속도를 찍을 수 있는 것도 덤이다. 파워미터 없이 정속 주행 연습을 해보고 싶은 라이더에게는 가장 싼 입장권인 셈이다.
출처: CyclingNews · Wahoo 공식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