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가차르의 투르 바이크, 대당 2,730만원 해부
투르 드 프랑스를 지배하고 있는 포가차르의 콜나고 Y1Rs는 대체 얼마짜리일까. 미국 매체 Velo가 7월 15일(현지시간) 이 바이크에 실제로 달린 부품들의 소매가를 하나하나 더해 견적서를 공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당 $19,525, 약 2,730만원. 그리고 UAE 팀 에미레이츠는 이런 바이크를 안장 높이까지 똑같이 맞춘 채 일곱 대 굴린다.

출처: Colnago 공식 이미지
순정 그대로인 부품이 거의 없다
프레임셋은 $7,500(약 1,050만원)짜리 Y1Rs. 포가차르가 타는 건 도장을 아예 걷어낸 무광 카본 마감으로, 콜나고는 이를 "no paint, no frills, only speed"라 부른다. 비슷한 그래픽의 다크 시리즈가 300대 한정으로 판매되긴 한다. 콜나고는 이 프레임이 이전 세대 V4Rs 대비 50km/h 기준 약 20W를 아낀다고 주장한다. 경량 올라운더 V5Rs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구동계는 여느 팀처럼 듀라에이스 Di2 R9270에 165mm 양측 파워미터 크랭크, 2x 조합. 여기까진 평범한데, 그 위에 얹은 튜닝이 매니악하다. 순정 체인링을 떼고 Carbon-Ti의 카본 체인링(X-CarboRing)을 달았고, 로터도 UAE 팀과 공동 개발한 Carbon-Ti X-Rotor SteelCarbon 3로 교체했다. 디레일러 행어, 스루액슬, 풀리 볼트, 심지어 물통 케이지 볼트까지 붉은 티타늄 하드웨어로 바꿔 대당 약 $1,300(약 180만원)어치가 Carbon-Ti 부품이다. BB는 스페인 브랜드 Bikone이 팀과 함께 만든 77g짜리 세라믹 에어로 유닛이다.

출처: Colnago 공식 이미지
휠은 규정 때문에 새로 만들었다
휠셋 이야기가 재미있다. 포가차르는 무게와 에어로를 이유로 28mm 타이어(콘티넨탈 GP 5000 TT TR)를 원했는데, 기존 엔비 SES 4.5는 내부 폭이 25mm라 UCI·ETRTO 규정상 29mm 이상 타이어만 쓸 수 있었다. 그래서 엔비가 내부 폭을 23mm로 줄이고 림과 허브를 깎아 198g을 덜어낸 SES 4.5 Pro(1,295g, $3,750)를 따로 만들었다. 규정 한 줄이 신제품 하나를 탄생시킨 셈이다.
접점 부품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안장은 피직 벤토 아르고의 개인 맞춤 프로그램 'One to One' 버전. 컴퓨터는 와후 엘리먼트 볼트인데, 이걸 물고 있는 3D 프린팅 에어로 마운트는 돈 주고도 못 사는 비매품이다.
견적서: 대당 2,730만원 × 7대
| 항목 | 구성 | 가격 |
|---|---|---|
| 프레임셋 | 콜나고 Y1Rs (일체형 바·스템 포함) | $7,500 (약 1,050만원) |
| 구동계 | 듀라에이스 Di2 R9270 + 파워미터 크랭크 | $5,000 (약 700만원) |
| 경량 튜닝 | Carbon-Ti 체인링·로터·티타늄 하드웨어 | 약 $1,300 (약 180만원) |
| BB | Bikone BSA 세라믹 에어로 UAE, 77g | $380 (약 53만원) |
| 휠셋 | 엔비 SES 4.5 Pro, 1,295g | $3,750 (약 525만원) |
| 타이어 | 콘티넨탈 GP 5000 TT TR 28mm (페어) | $240 (약 34만원) |
| 안장 | 피직 벤토 아르고 One to One 커스텀 | $500 (약 70만원) |
| 기타 | 페달·컴퓨터·마운트·케이지·바테이프 | $855 (약 120만원) |
| 합계 (1대) | $19,525 (약 2,730만원) | |
| 합계 (7대) | $136,675 (약 1억 9,100만원) |

출처: Colnago 공식 이미지
같은 바이크가 일곱 대인 이유
일곱 대는 전부 안장 높이, 티타늄 볼트 하나까지 동일 스펙이다. 레이스 중 바이크를 갈아타는 순간에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알프스의 어느 화요일에 뭔가 잘못돼도, 팀카에서 내려오는 바이크는 방금 놓고 온 것과 완전히 같아야 한다는 것.
국내 라이더 입장에서 흥미로운 건, 이 견적서의 거의 전부가 시판품이라는 점이다. 콜나고·시마노·엔비·피직·콘티넨탈은 모두 국내 정식 유통 중이고, Carbon-Ti나 Bikone 같은 부티크 파츠도 직구로 손에 넣을 수 있다. Velo의 표현을 빌리면 살 수 없는 건 3D 프린팅 마운트, 그리고 "다리"뿐이다. 하이엔드 완성차 견적을 한 번이라도 뽑아본 사람이라면, 투르 우승을 노리는 머신이 대당 2,700만원대라는 게 오히려 "생각보다 싸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다.
참고: Velo — Tadej Pogačar's Colnago Y1Rs Costs Less Than You'd Expect · Colnago Y1Rs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