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를 점령한 숏 크랭크, 이유는 파워가 아니다

2026. 7. 10. 오전 09:4612

그랑 데파르에서 확인된 크랭크 길이

2026 투르 드 프랑스 개막 주간, 외신들이 프로 바이크를 훑으며 공통적으로 짚어낸 흐름이 하나 있다. 크랭크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는 것. 포가차르와 빙에고르는 타임트라이얼 바이크에 나란히 160mm 크랭크를 달고 나왔고, 불과 몇 년 전까지 프로 표준이던 172.5mm는 이제 오히려 눈에 띄는 소수파가 됐다.

선수크랭크 길이비고
타데이 포가차르 (UAE)160mm콜나고 TT2 + 64T 싱글 체인링
요나스 빙에고르 (비스마)160mm과거 150mm까지 실험
렘코 에베네풀 (수달 퀵스텝)165mm신형 타막 SL9
폴 세이샤스 (데카트론)170mm키 186cm의 신예
트렌틴 · 베렌숄 등172.5mm여전한 롱 크랭크파
스램 레드 AXS 크랭크셋

스램 레드 AXS 크랭크셋. 현행 레드는 160mm부터 크랭크 길이를 고를 수 있다. 출처: SRAM 공식 제품 이미지

파워가 아니라 포지션 때문이다

직관적으로는 "지렛대가 짧아지면 손해 아닌가" 싶지만, 크랭크 길이가 파워 출력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여러 연구의 일관된 결론이다. 크랭크가 짧아진 만큼 케이던스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면서 같은 파워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프로들이 짧은 크랭크로 가는 진짜 이유는 포지션이다. 크랭크가 짧아지면 페달 스트로크 상사점에서 무릎이 올라오는 높이가 낮아지고, 그만큼 고관절이 덜 접힌다. 상체를 깊이 숙인 에어로 자세에서도 허벅지가 배에 닿지 않으니 낮은 자세를 더 오래, 더 편하게 유지할 수 있고 호흡도 덜 답답해진다. 에어로 포지션이 전부인 TT에서 이 트렌드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짧은 크랭크는 큰 체인링을 부른다

크랭크가 짧아지면 같은 기어에서 페달을 누르는 레버리지가 줄어든다. 프로들은 이를 체인링을 키우는 쪽으로 보정한다. 포가차르의 TT 바이크에 달린 64T 싱글 체인링, 이번 투르 곳곳에서 목격된 빅 체인링 러시가 숏 크랭크 유행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체인링이 커지면 같은 속도에서 체인이 스프라켓 중간쯤에 걸리며 체인 꺾임이 줄어드는 구동 효율 이점도 따라온다.

구동계 제조사들도 라인업으로 답하고 있다. 현행 시마노 듀라에이스는 160~177.5mm 7가지, 스램 레드는 160~175mm 6가지 크랭크 길이를 제공하고, 캄파놀로 슈퍼레코드 13도 165~175mm 4가지를 갖췄다. 160mm가 '특수 주문품'이 아니라 정식 카탈로그 옵션이 된 것이다.

스램 레드 1x 에어로 크랭크셋

스램 레드 1x 에어로 크랭크셋. 앞 변속기를 버리고 큰 체인링 하나로 가는 셋업도 숏 크랭크와 함께 번지고 있다. 출처: SRAM 공식 제품 이미지

170mm가 기본인 국내 라이더에게는

국내에 유통되는 완성차는 사이즈에 따라 170mm 또는 172.5mm 크랭크가 기본 장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유행 따라 무조건 잘라낼 일은 아니다. 짧은 크랭크가 특히 유효한 경우는 분명하다. 낙차 큰 공격적인 포지션을 쓰는데 고관절이 접혀 불편한 라이더, 페달링 상사점에서 무릎 앞쪽 통증이 오는 라이더, TT·철인이나 에어로바 포지션을 쓰는 라이더다.

교체할 때는 두 가지만 기억하자. 크랭크를 10mm 줄이면 페달 최하점이 10mm 멀어지므로 안장을 그만큼 올려야 하고, 안장이 올라간 만큼 핸들바 낙차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케이던스를 5rpm 정도 올려 타는 적응 기간도 필요하다. 파워미터 일체형 크랭크를 쓰고 있다면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감안할 것. 반대로 지금 포지션에 아무 불편이 없다면, 크랭크 길이만 바꿔서 빨라질 일은 없다는 게 연구들의 결론이기도 하다.

원문 출처: BikeRadar — Tour de France 2026 tech trends, BikeRadar — Pogačar's Colnago TT2

출처: www.bikerad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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