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신형 헬멧 러시, 배후엔 UCI 규정
2026 투르 드 프랑스 개막 주간, 바르셀로나 그랑데파르에서 유독 눈에 띈 건 자전거가 아니라 선수들의 머리 위였습니다. 카스크, POC, 우벡스가 일제히 미공개 신형 헬멧을 들고나왔고, 팀타임트라이얼에서는 처음 보는 초대형 TT 헬멧까지 등장했습니다. 이 동시다발 세대교체의 배후에는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UCI의 새 헬멧 규정이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바뀐 UCI 헬멧 규정
UCI가 지난해 10월 확정해 2026년 1월 1일부터 적용한 새 규정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 로드 경기용 헬멧: 통풍구 최소 3개 필수, 귀를 덮는 디자인 금지, 바이저 금지
- TT 헬멧: 기존 치수 제한(450×300×210mm) 외 추가 규제 없음 — 대신 타임트라이얼·트랙 경기에서만 사용 가능
- 취지: 에어로 이득을 제한해 경기 속도를 낮추고 낙차 위험을 줄이려는 안전 목적
이 규정 하나로 카스크 니르바나, POC 프로센 에어처럼 귀까지 덮는 최신 에어로 로드 헬멧들이 하루아침에 로드 경기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백만 원짜리 풍동 개발 성과가 규정 개정 한 줄에 무력화된 셈입니다.
투르 개막에 맞춰 쏟아진 신형 로드 헬멧
그래서 이번 투르는 규정에 맞춘 재설계 헬멧들의 데뷔 무대가 됐습니다. 이네오스의 게라인트 토마스와 필리포 간나는 현행 프로톤과 와사비를 섞어놓은 듯한 미공개 카스크 신형을 썼고, EF 에듀케이션은 "TT 헬멧을 로드에 씌워놓은 것 같다"는 말이 나올 만큼 과감한 POC 신형 에어로 로드 헬멧을 꺼냈습니다. 귀를 덮지 않고 통풍구를 확보하면서도 에어로 손실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각 브랜드가 같은 숙제를 다르게 푼 답안지가 한자리에 모인 셈입니다.
규제 무풍지대, TT 헬멧은 더 커진다
반대로 TT 헬멧은 치수 박스만 지키면 되는 규제 무풍지대로 남았고, 그 결과는 '더 크고 더 괴상하게'입니다. 카스크는 신형 미스트랄 3.0을 간나의 팀타임트라이얼에 투입했습니다. 쉘 형상과 소재는 기존 미스트랄을 유지하면서 신형 '에어로 프로 바이저 3.0'을 얹었는데, 카스크는 시속 55km 기준 11W 절감을 주장합니다. 지난 5월 지로에서 첫 실전을 치렀고 공식몰 가격은 £600(약 108만원)입니다.

출처: KASK 공식몰

미스트랄 3.0의 에어로 프로 바이저 3.0. 출처: KASK 공식몰
POC는 한술 더 떴습니다. 2012년 템포르 이후 14년 만의 후속 TT 헬멧 프로토타입을 EF를 통해 데뷔시켰는데, 압도적인 부피에도 무게가 약 350g에 불과합니다. EF 측은 "역대 테스트한 헬멧 중 가장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정식 명칭은 아직 없고 2027년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코피디스의 우벡스도 짧고 넓은 바이저의 신형 TT 헬멧을 선보이며 거대화 경쟁에 합류했습니다.
사진: 현행 POC 템포르 (참고용 — 신형 프로토타입은 아직 공식 이미지 미공개). 출처: POC 공식몰
국내 라이더에게는 무슨 의미인가
카스크와 POC 모두 국내 정식 유통이 활발한 브랜드라 이 세대교체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니르바나나 프로센 에어를 이미 쓰고 있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규정은 UCI 공인 경기에만 적용되므로 일상 라이딩이나 그란폰도에서는 아무 제약이 없습니다. 다만 브랜드들이 신형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할 것이 확실한 만큼, 에어로 로드 헬멧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이번 투르에서 데뷔한 신형들의 정식 출시와 국내 입고를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스트랄 3.0의 국내 출시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출처: Cyclingnews, BikeRadar, KASK 공식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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