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투르 개막, 프로들의 쿨링 전쟁

2026. 7. 6. 오후 11:132

2026 투르 드 프랑스가 7월 4일 바르셀로나에서 19.6km 팀 타임트라이얼(TTT)로 막을 올렸다. 그런데 개막전 출발 램프 뒤 웜업 존에서 벌어진 광경이 레이스만큼 화제다. 폭염 속에서 각 팀이 총동원한 '쿨링 기술' 이야기다.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을 지나는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 TTT 트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을 지나는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 — 출처: 투르 드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A.S.O.)

다리는 뜨겁게, 몸은 차갑게

TT 웜업의 딜레마는 명확하다. 다리 근육은 충분히 데워야 하지만, 심부 체온이 함께 오르면 퍼포먼스가 무너진다. 개막전이 열린 바르셀로나는 찜통이었고(이번 투르는 피레네 산불로 3스테이지 운영이 조정될 만큼 폭염·건조 속에 진행 중이다), 팀들은 저마다의 해법을 꺼냈다.

  • 아이스 베스트(얼음 조끼) + 아이스 슬러시·아이스팝 사전 섭취
  • 미스트 팬(분무 선풍기)과 알코올 스프레이로 기화열 냉각
  • 대형 파라솔·우산으로 그늘 확보, 머리에 물 붓기

특히 올해부터 UCI가 경기 중 스킨수트 안에 넣는 '아이스 삭스'를 금지하면서, 출발 전 프리쿨링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네오스의 8.8°C '팔 담그기'

가장 눈길을 끈 건 넷컴퍼니 이네오스였다. 스태프들이 접이식 테이블 8개와 대형 수조를 펼치더니 정확히 8.8°C로 맞춘 물을 채웠고, 선수 다섯 명이 나란히 앉아 팔뚝을 담근 채 침묵 속에 대기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혈관이 피부 가까이 지나는 팔뚝을 식히면 웜업으로 데운 다리 근육 온도는 유지하면서 심부 체온만 끌어내릴 수 있다. 취재진 질문에 스태프는 "곧 보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는데, 실제로 이네오스는 케빈 보클랭의 펑크 악재에도 필리포 간나를 앞세워 이날 2위(+8초)에 올랐다.

반면 대비가 아쉬운 팀도 있었다. 코피디스는 얼음 조끼 없이 이중 스킨수트 차림으로 땡볕에 트레이너를 놓고 웜업했고, 리들-트렉은 반대로 주최 측이 쌓아둔 얼음 더미 옆 바람길에 미리 자리를 선점하고 대형 우산까지 동원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개막전 후 산악 저지를 받은 타데이 포가차르

마지막 3.7km 최속으로 산악 저지를 가져간 포가차르 — 출처: 투르 드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A.S.O. / Charly Lopez)

승부의 결과는

정작 우승은 조용히 준비한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였다. 요나스 빙에고르가 마지막 오르막에서 날아올라 21분 47초로 2023년 이후 첫 옐로 저지를 입었고, UAE는 12초 차 3위 — 타데이 포가차르가 마지막 3.7km 최속 기록으로 산악 저지를 챙겼다. 참고로 올해 개막 TTT는 팀별 최고 기록 선수의 시간으로 순위를 매기는 새 포맷이다.

국내 라이더도 써먹을 수 있다

한국도 지금 한창 폭염이다. 프로들의 프리쿨링 원리는 동호인 라이딩에 그대로 적용된다. 출발 전 차가운 슬러시나 얼음물로 심부 체온을 미리 낮추고, 신호 대기나 보급 때는 혈관이 지나는 목덜미·팔뚝·손목을 집중적으로 식히는 게 효율적이다. 그란폰도 출발 대기 중에는 그늘 확보가 웜업만큼 중요하고, 스타킹에 얼음을 채워 등에 넣는 '아이스 삭스'는 UCI 레이스가 아닌 우리에겐 여전히 합법(?)이니 참고하자.

출처: Cyclingnews, Tour de France 공식 홈페이지

출처: www.cycl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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