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어 필란테 SL ID2, SLR급 에어로 저렴하게
이탈리아 브랜드 윌리어 트리에스티나(Wilier Triestina)가 새 에어로 로드바이크 필란테 SL ID2를 공개했다. 지난해 그루파마-FDJ 유나이티드 팀과 함께 개발해 내놓은 플래그십 필란테 SLR ID2의 공기역학 설계를 그대로 물려받으면서도, 카본 적층 등급을 낮춰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내린 것이 핵심이다.
시작 가격은 4,800유로(약 720만원)로, 6,999유로(약 1,050만원)부터 시작하는 SLR ID2보다 2,000유로 이상 저렴하다. 윌리어는 이 바이크를 "필란테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라 소개했다. 프레임 형상과 에어로 설계, 레이싱 지오메트리는 그대로 두고 소재 등급만 낮춰 완성차 가격을 끌어내리는 전략은 최근 하이엔드 에어로 바이크 시장에서 자주 보이는 흐름이다.
무엇이 바뀌었나
필란테 SL ID2의 프레임은 "카본 모노코크 NHU MOD + 하이 임팩트 스트렝스" 등급으로, SLR ID2에 쓰인 최상급 카본보다 한 단계 낮은 소재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튜브 형상과 표면 처리, 프레임-콕핏 통합 구조는 SLR ID2와 동일하다. 이 설계는 영국 실버스톤 윈드터널에서 검증된 것으로, SLR ID2는 전작 대비 항력을 13.6% 줄이고 시속 40km 기준 약 14.15W를 절감한다고 발표된 바 있다. SL ID2가 같은 프레임 형상을 쓰는 만큼 이 공기역학 이득을 상당 부분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게 윌리어 설명이다.
콕핏도 새로 바뀌었다. R-바로 불리는 신형 일체형 핸들바는 드롭 구간이 3cm 벌어지는 플레어 설계로, 브레이크 후드와 드롭 바 양쪽에서 손이 더 안정적으로 감기도록 했다. 케이블은 완전 내장되며 무게는 310g(±5%) 수준이다. 프레임에는 UDH(범용 디레일러 행어) 규격이 적용돼 스램의 풀마운트 1x 구동계까지 폭넓게 대응한다.
출처: Wilier Triestina 공식 홈페이지
보틀 케이지 시스템인 신형 에어로킷 SL도 새로 도입됐다. 표준 보틀과 호환되면서 프레임 라인을 해치지 않는 통합형 디자인이며, 최대 공기역학을 원하는 라이더는 SLR ID2 순정 사양인 에어로킷 SLR(전용 에어로 보틀 포함)로 교체 장착할 수 있다.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최대 34mm까지 늘어나 최근 광폭 타이어 트렌드에 맞췄다.
핵심 스펙과 수치
필란테 SL ID2는 구동계와 휠 조합에 따라 4가지 빌드로 나뉜다. 최상위 스램 포스 AXS 빌드부터 입문형 시마노 105 Di2 빌드까지, 완성차 가격은 다음과 같다(환율은 1유로=1,500원 기준 환산).
| 빌드 | 구동계 | 휠셋 | 가격 |
|---|---|---|---|
| 105 Di2 | 시마노 105 Di2 2x12 | 비전 SC 45 i23 카본 | €4,800 (약 720만원) |
| 울테그라 Di2 | 시마노 울테그라 Di2 2x12 | 비전 SC 45 i23 카본 | €5,599 (약 840만원) |
| 포스 XPLR 1x13 | 스램 포스 XPLR AXS 1x13 | 미케 SWR 에보 50 카본 | €6,200 (약 930만원) |
| 포스 AXS 2x12 | 스램 포스 AXS E1 2x12 | 미케 SWR 에보 50 카본 | €6,600 (약 990만원) |
완성차 무게는 스램 포스 XPLR과 울테그라 Di2 빌드 기준 7.85kg(±5%)로 공개됐다. 사이즈는 XS~XXL 6단계이며, M 사이즈 기준 스택 541mm·리치 386.5mm·휠베이스 992.9mm로 낮고 긴 전형적인 에어로 레이스 지오메트리를 취한다. 순정 타이어는 비토리아 루비노 프로 V 700x28c다.
출처: Wilier Triestina 공식 홈페이지
기존 모델·경쟁 제품과 비교
가장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같은 집안의 필란테 SLR ID2다. SLR ID2는 6,999유로(약 1,050만원)부터 시작해 최상급 카본과 그루파마-FDJ가 실전에서 쓰는 것과 동일한 스펙을 갖췄다. SL ID2는 여기서 프레임 소재 등급만 낮췄을 뿐 에어로 설계와 지오메트리는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레이스팀 바이크의 공기역학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려는 최근 업계 트렌드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경쟁 구도로 보면 서벨로 S5, 스페셜라이즈드 타막 SL9 같은 상위권 에어로 로드와 비교된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800만원대 이상에서 완성차가 시작하는데, 필란테 SL ID2는 시마노 105 Di2 빌드 기준 약 720만원부터 시작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 SLR ID2가 자체 윈드터널 테스트에서 경쟁 월드투어급 바이크 5종 평균보다 항력계수 2.42% 우수하다고 주장한 만큼, 같은 형상을 쓰는 SL ID2도 이 가격대에서는 에어로 성능상 우위를 기대할 만하다.
전작인 1세대 필란테 SLR과 비교해도 의미가 있다. 1세대는 그루파마-FDJ와의 협업 이전 모델로 국내에도 유통된 이력이 있다. 신형 SL ID2는 소재 등급을 낮춰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공기역학 성능 자체는 그루파마-FDJ와 함께 개발한 2세대 설계로 세대교체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성능 상승이 뚜렷하다.
국내 라이더에게 어떤 의미인가
윌리어는 국내에서 지엘앤코를 통해 정식 수입·유통되고 있으며, 필란테 라인업을 비롯한 로드 모델이 국내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돼 왔다. 다만 이번 필란테 SL ID2의 국내 출시 일정과 정식 판매가는 이 기사 작성 시점 기준 공식 공지가 없다. 유럽 출고가(4,800~6,600유로)를 단순 환산하면 약 720만~990만원 선이지만, 관세·부가세·유통 마진이 더해지는 국내 정가는 이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는 국내 로드 매니아들에게 참고할 만한 신호다. 최근 몇 년간 하이엔드 에어로 바이크는 800만~1,500만원대에 몰려 있었는데, 필란테 SL ID2는 같은 에어로 설계를 더 낮은 가격대로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월드투어급 에어로 성능을 얼마에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한다. 완성차에 기본 장착되는 비전 SC 45, 미케 SWR 50 휠 모두 국내에서도 유통되는 브랜드라 사후 서비스나 부품 호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UDH 규격을 채택해 스램 풀마운트 1x 구동계까지 지원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에서도 그래블·올로드 겸용으로 에어로 로드 프레임을 활용하려는 라이더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1x 구동계 빌드 옵션이 국내에 들어온다면 활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출처: Wilier Triestina 공식 홈페이지
정리하면 필란테 SL ID2는 SLR ID2의 에어로 성능을 소재 등급만 낮춰 가격을 낮춘 전형적인 세컨드 라인 에어로 바이크다. 이미 최상위 에어로 바이크에 관심이 있었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라이더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국내 정식 가격과 출시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구매를 서두르기보다는 지엘앤코 등 공식 유통망의 후속 공지를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참고: Wilier Triestina 공식 홈페이지, BikeRadar
출처: www.wili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