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니언 엔듀레이스 신형, 에어로드를 품은 파리-루베 병기
론더 반 브뤼헤에서 포착된 미공개 엔듀레이스 CFR
캐니언(Canyon)이 완전히 새로운 엔듀레이스(Endurace) CFR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3월 25일 벨기에 론더 반 브뤼헤에서 알페신-프리미어 테크(Alpecin-Premier Tech)의 플로리앙 세네샬(Florian Sénéchal)과 여러 팀 동료들이 미공개 상태의 신형 엔듀레이스를 타고 레이스에 출전한 것이 포착된 것이다.
그리고 불과 이틀 뒤인 3월 27일 E3 삭소 클래식에서 마티유 반 데르 폴(Mathieu van der Poel)이 이 바이크를 타고 63km 단독 주행으로 대회 3연패를 달성하며 신형 엔듀레이스의 화려한 데뷔전을 장식했다. 팀 스태프에 따르면 반 데르 폴은 파리-루베에서도 이 바이크를 사용할 예정이다.

출처: BikeRadar / Daniel Benson
에어로드의 DNA를 이식한 엔듀런스 바이크
기존 엔듀레이스가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장거리 바이크였다면, 신형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한마디로 '에어로드(Aeroad) CFR에 와이드 타이어 클리어런스를 더한 바이크'라고 할 수 있다.
에어로드에서 가져온 요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잘려나간 에어포일(truncated aerofoil) 형태의 튜브 프로파일을 사용하고 있으며, 앞쪽에는 깊은 블레이드 형태의 포크가 장착됐다. 시트스테이는 시트튜브와 탑튜브 접합부 아래로 크게 낮춰진 드롭드 시트스테이(dropped seatstays) 구조를 채택했다. 에어로드의 딥 섹션 에어로 시트포스트도 그대로 이식됐다.

출처: BikeRadar / Daniel Benson
다운튜브는 물통 케이지 부분에서 넓게 벌어지는 형태로 설계됐는데, 이는 물통을 바람으로부터 차폐하여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이다. 헤드튜브는 짧고 날렵하여, 프로 선수급의 안장-핸들바 낙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레이시한 지오메트리를 시사한다.
에어로드와의 결정적 차이: 편안함을 위한 시트튜브
신형 엔듀레이스가 에어로드와 갈라지는 가장 큰 지점은 시트튜브다. 에어로드는 시트튜브가 뒷바퀴에 바짝 붙어 공기역학 성능을 극대화하지만, 엔듀레이스에서는 시트스테이 아래 시트튜브 부분에 컷아웃(cut-out) 영역이 있다. 이 얇아진 튜브 구간은 거친 노면에서 더 많이 휘어지면서 후방 승차감을 개선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파리-루베의 파베(pavé, 돌바닥)를 겨냥한 핵심 설계 포인트다. 에어로다이나믹 성능은 에어로드에 가깝게 유지하면서, 거친 노면에서의 충격 흡수력은 엔듀레이스 특유의 유연성으로 확보하는 전략이다.

출처: BikeRadar / Daniel Benson
혁신적인 새 콕핏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완전히 새로운 일체형 콕핏이다. 스템 디자인은 에어로드 CFR의 일체형 콕핏과 같지만, 핸들바 상부가 기존처럼 90도로 곧게 뻗지 않고 앞쪽으로 극적으로 쓸려나가는(sweep forward)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독특한 형태의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째, 기존 핸들바 대비 약간의 컴플라이언스(유연성)를 제공하여 파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둘째, 반 데르 폴이나 야스퍼 필립센(Jasper Philipsen) 같은 스프린터들이 전력 스프린트 시 무릎이 핸들바에 걸리지 않도록 니 클리어런스를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핸들바 상부는 에어로 프로파일로 납작하게 처리되어 추가적인 공기 저항 감소를 노리고 있으며, 바 엔드(bar ends)는 곧은 형태다. 에어로드 CFR이 2024년부터 직선형과 플레어형 두 가지 드롭 형태를 제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새 핸들바에서도 교환 가능한 플레어 드롭이 옵션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
타이어 클리어런스와 파리-루베를 위한 세팅
레이스 중 장착된 30mm 피렐리 P 제로 TLR RS 타이어 주변의 여유 공간을 보면 타이어 클리어런스가 에어로드(32mm)보다 확대됐을 가능성이 높다. 현행 엔듀레이스의 35mm 클리어런스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늘어났을 수 있다.
피렐리, 콘티넨탈 등 주요 타이어 제조사들이 최대 35mm까지 로드 레이스 타이어를 출시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파리-루베에서 반 데르 폴이나 팀 동료들이 35mm 타이어를 장착하고 달릴 가능성도 있다.
흥미롭게도 이 바이크에는 지난 2월 옴루프 헤트 니우스블라트에서 포착된 미공개 시마노 듀라에이스 R9300 휠이 장착되어 있어, 캐니언과 시마노 모두 올 봄 클래식 시즌을 새 장비 테스트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루베 전용 바이크의 귀환?
반 데르 폴이 에어로드가 아닌 엔듀레이스를 선택한 것은 '파리-루베 전용 바이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 파리-루베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바이크의 정식 공개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3에서의 압도적인 승리가 증명하듯, 신형 엔듀레이스는 이미 실전에서 그 성능을 입증했다.
원본 기사: BikeRadar, Cyclin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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