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가차르, 낙차 딛고 밀라노-산레모 정복
298km의 드라마, 세계 챔피언의 집념
2026년 3월 21일, 제117회 밀라노-산레모에서 타데이 포가차르(UAE 팀 에미레이츠-XRG)가 톰 피드콕(피나렐로-Q36.5)을 불과 수 센티미터 차이로 꺾고 우승했다. 298km에 달하는 사이클링 최장 모뉴먼트에서, 낙차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세계 챔피언의 승리였다.
포가차르에게 밀라노-산레모는 오랜 숙제였다. 수차례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쳤지만 번번이 우승을 놓쳤던 이 대회에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우승자 명단에 올렸다. 이로써 포가차르는 스트라데 비앙케 4연패에 이어 2026 봄 시즌 두 번째 모뉴먼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밀라노-산레모 우승 직후 세리머니를 하는 포가차르 (출처: Cyclingnews / Getty Images)
치프레사 직전 대형 낙차, 레이스의 판도가 뒤집히다
레이스 초반 9명의 선두 그룹이 형성되었다. 마르틴 마르첼루시, 마누엘레 타로치(바르디아니 CSF), 로렌초 밀레시, 만리오 모로(모비스타), 안드레아 페론, 다비드 로사노(노보 노르디스크), 알렉시 포르-프로스트(피크닉 포스트NL), 다리오 이고르 벨레타, 미르코 마에스트리(폴티 비지트몰타)가 선두에서 경주를 이끌었다.
실반 딜리에르(알페신-프리미어 테크)가 메인 집단에서 긴 시간 페이스메이킹을 하며 레이스를 통제했고, 리구리안 해안 도로에 접어들면서 카포 멜레, 카포 체르보, 카포 베르타(트레 카피)를 거치며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결정적 순간은 치프레사 6km 전에서 벌어졌다. 대형 낙차가 발생하며 포가차르, 부트 반 아르트, 비니암 기르메이, 마테오 요르겐손, 쇠렌 크라 안데르센이 모두 넘어졌다. 마티외 반 데르 폴도 낙차를 피했지만 큰 폭으로 지연되었다. 포가차르의 스킨수트 왼쪽이 찢어지고 다리에 출혈이 생겼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치프레사에서의 반격: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브랜든 맥널티와 이삭 델 토로가 치프레사에서 맹렬한 페이스메이킹으로 포가차르를 다시 선두로 끌어올렸다. UAE 팀 에미레이츠의 팀워크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포가차르가 선두에 복귀하자마자 팀은 즉시 그를 중심으로 레이스를 재구성했다.
치프레사 정상 2.2km를 남기고 포가차르가 폭발적으로 가속했다. 필리포 간나, 매즈 페데르센, 피드콕, 반 데르 폴이 뒤를 쫓았지만, 포가차르가 제대로 밟자 피드콕과 반 데르 폴만이 겨우 따라갈 수 있었다. 세 명의 선두 그룹이 형성되어 포조를 향해 달렸다.
포조 전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피드콕(좌)과 포가차르(중앙) (출처: Cyclingnews / Getty Images)
포조에서의 결전: 반 데르 폴 탈락, 2인의 대결
포조 오르막 입구에서 추격 그룹과의 차이는 17초였다. 포가차르가 초반부터 템포를 올렸고, 피드콕은 바퀴 하나 차이로 매달렸다. 반 데르 폴은 처음에는 근접해 있었지만, 포가차르가 연속적인 가속을 퍼부으며 결국 500m 지점에서 떨어져 나갔다.
포가차르는 정상 부근에서 속도를 줄였다 올렸다를 반복하며, 뒤를 돌아보고, 피드콕의 실수를 유도하려 했다. 하지만 피드콕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나란히 정상을 넘었다.
내리막에서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피드콕이 앞으로 나서며 기술적인 코너링에서 완벽한 안정감을 보여줬고, 포가차르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반 데르 폴은 결국 추격 집단에 흡수되었고, 반 아르트가 마지막 킬로미터에서 추격 집단을 뛰쳐나가 3위를 노렸다.
비아 로마 스프린트: 4cm의 승부
산레모의 비아 로마에 진입한 두 선수. 피드콕이 먼저 스프린트를 열었지만, 포가차르가 즉각 반응하며 나란히 돌진했다. 결승선을 향해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자전거를 던졌고, 포가차르가 불과 반 바퀴(약 4cm) 차이로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근 산레모 역사상 가장 박진감 넘치는 피니시 중 하나였다.
비아 로마에서 반 바퀴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포가차르(좌)와 피드콕(우) (출처: Cyclingnews / Getty Images)
레이스 후 반응
포가차르는 레이스 후 "가장 아름다운 승리는 아닐 수 있다. 상처를 핥아야 할 테니까. 하지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피드콕에 대해 "정말 빠른 선수"라며, 스프린트가 "매우 아슬아슬했다"고 인정했다.
피드콕은 포가차르가 거의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곳에서 함께했고, 커리어 최대의 승리에 안타깝게 못 미쳤지만 놀라운 레이스를 보여줬다. 반 아르트는 낙차와 메카니컬 트러블을 극복하고 추격 집단에서 놀라운 어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최종 결과
| 순위 | 선수 | 국적 | 팀 | 기록 |
|---|---|---|---|---|
| 1 | 타데이 포가차르 | 🇸🇮 슬로베니아 | UAE 팀 에미레이츠-XRG | 6:35:49 |
| 2 | 톰 피드콕 | 🇬🇧 영국 | 피나렐로-Q36.5 | s.t. |
| 3 | 부트 반 아르트 | 🇧🇪 벨기에 | 비스마-리스어바이크 | +4초 |
| 4 | 매즈 페데르센 | 🇩🇰 덴마크 | 리들-트렉 | s.t. |
| 5 | 코너 스위프트 | 🇬🇧 영국 | - | s.t. |
| 6 | 안드레아 벤드라메 | 🇮🇹 이탈리아 | - | s.t. |
| 7 | 야스퍼 스타이벤 | 🇧🇪 벨기에 | - | s.t. |
| 8 | 마티외 반 데르 폴 | 🇳🇱 네덜란드 | 알페신-프리미어 테크 | s.t. |
| 9 | 마테오 트렌틴 | 🇮🇹 이탈리아 | - | s.t. |
| 10 | 에도아르도 잠바니니 | 🇮🇹 이탈리아 | - | s.t. |
이번 밀라노-산레모를 통해 포가차르는 다가오는 클래식 시즌에서도 압도적인 우승 후보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반 데르 폴과 페데르센도 상위권 피니시를 통해 코블 클래식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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