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데일 슈퍼식스 EVO 5세대, 빠르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슈퍼식스 EVO, 클라이머에서 올라운더로 변신하다
캐논데일(Cannondale)의 슈퍼식스 EVO가 5세대로 돌아왔습니다. 아니, 그냥 돌아온 게 아니라 기존의 가벼운 클라이머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올라운드 레이스 머신을 노리고 있네요. 10mm 낮아진 스택(stack) 높이에 최대 32mm 타이어 클리어런스, 그리고 다소 파격적인 SRAM UDH(Universal Derailleur Hanger) 채택까지, 이 정도면 단순히 빠른 바이크를 넘어 모든 상황을 커버하려는 야심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바이크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클라이밍 머신’의 날카로운 이미지가 좀 사라진 느낌이었어요. 대신 어느 코너에서든 안정감 있고, 거친 노면도 쓸리지 않는 무게감 있는 주행 감각이 엿보였습니다. 라이딩 거리 200km를 넘기면서 느낀 건 “이 바이크, 나는 참 밸런스 잘 맞춘 놈이다”였죠.
낮아진 스택과 델타 스티어러의 비밀
스택 높이가 10mm 낮아졌다는 건 결국 라이더 자세가 더 공격적으로 바뀐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타보면 이게 꽤 체감됩니다. 델타 스티어러(Delta Steerer) 시스템 도입 덕분에 케이블 내부 배선 유지가 어려운 좁은 헤드튜브를 유지하면서도 낮은 스택 높이를 이뤄낸 점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제가 직접 타봤을 때, 헤드 튜브가 낮아졌지만 조향감이나 안정성이 떨어지지 않은 건 델타 스티어러의 역할이 큽니다. 흔히 이런 변화에서 ‘스티어링이 갑자기 묵직해지거나 예민해진다’는 반응이 있는데, 슈퍼식스 EVO는 그 밸런스를 잘 잡았죠. 이 정도면 한마디로 기술력으로 승부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최대 32mm 타이어, 쓸모 있을까?
32mm 타이어 클리어런스면 요즘 트렌드에서 보면 꽤 여유로운 편입니다. 실제로 달려보니, 페이브나 약간 거친 아스팔트 코스에서 충격 흡수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타이어 폭을 키우면 흔히 가속이 늦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지만, 느긋한 라이딩이 아니고서야 32mm 타이어가 빠르지 않다고 말하는 건 너무 편견이란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직접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라이딩 중 충격 흡수가 좋아지니 피로도가 줄고 무엇보다 제어감이 뛰어나서 코너 공략 타이밍이 더 빨라집니다. 여러분, 여기서 잠깐. 거친 노면에서 ‘초고속 코너링’ 즐겨본 적 있나요? 슈퍼식스 EVO는 32mm 타이어 덕분에 그런 스릴을 훨씬 더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더군요.
SRAM UDH, 호불호는 갈리지만 메인터넌스는 확실히 쉬워졌다
SRAM의 유니버설 드레일러 행어(UDH)를 채택한 건 명확한 변곡점입니다. 기존에 캐논데일 자전거는 독자적인 드레일러 행어를 써서 교체나 수리 시 제약이 많았죠. 하지만 SRAM UDH는 표준화된 규격이라 부품 교체가 훨씬 쉽고, 호환성 걱정 없이 빠르게 수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번 슈퍼식스 EVO 5세대에선 앞 드레일러 마운트가 탈착 불가능한 일체형으로 설계됐는데, 이건 좀 의외였습니다. 예전엔 쉽사리 바꿀 수 있었는데 이젠 불필요한 무게 증가 포인트가 됐달까요. 여러 커스텀하거나 최신 전동변속기로 바꾸려는 분들에겐 단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7.42kg, 고양이 한 마리 무게라 생각하면 이해 쉬울걸요?
무게 얘기가 빠질 수 없죠. 캐논데일 슈퍼식스 EVO 5세대, 54사이즈 기준으로 스펙상 7.42kg라고 나와 있습니다. 저도 직접 자전거 저울로 재봤는데 스펙보다 몇십 그램 더 무거운 정도였어요. 손에 대보고 “아, 이 정도면 고양이 한 마리 정도 가뿐히 등에 업고 타는 느낌이네” 싶었죠.
이 무게가 클라이머 바이크로선 조금 아쉽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올라운드 성능과 내구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합니다. 사실 시장에 자체 경량화에만 올인하는 ‘깃털 바이크’도 넘치고 있잖아요? 튼튼한 투어링부터 1급 레이스까지 두루 소화할 바이크를 원한다면 이 정도 무게는 충분히 용인할 만합니다.
“비싸다”에 대한 솔직한 속내
가격 점수는 곧바로 넘어가기 힘듭니다. 시작가 $9,499, 한화로 약 1,330만 원대인 셈인데요. 여기서 솔직히 말하면 “좀 너무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상위 모델로 갈수록 조합 부품들이 달라져 무게도 가벼워지고 성능도 더 좋지만, 1,300만 원대 자전거가 일상 라이더에게 과연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같은 가격대 다른 브랜드가 프로 선수들도 놀랄 초경량 스피드 바이크를 내놓는 걸 고려하면, 슈퍼식스 EVO는 ‘멀티태스킹’을 택한 만큼 어느 정도 희생은 되는 셈입니다. 요즘은 동호인들이 취향과 목적에 따라 명확히 나뉘는데, 누군가에게 진짜 ‘최고의 올라운더’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완벽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경쟁자들과의 희비교차, 어디에 투자할까?
만약 당신이 클라이밍에 집중하고 싶다면 조금 더 무게에 투자해서 캄파놀로(Campagnolo) 슈퍼레코드나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린 토마돌로(Tomacollo)를 노려보는 게 낫습니다. 반면 평지 속도와 안정감을 좋아하는 라이더는 캐논데일의 이번 5세대 EVO가 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죠.
비슷한 올라운드 급으로 꼽히는 트렉(Trek) 에몬다 SL 7과 비교하면, 에몬다가 무게 측면에서 조금 더 유리하지만 가격 또한 상등급에 몰려 있어서 이 역시 취향과 예산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인터넌스 편리함에 끌리면 캐논데일, 절대 가볍고 빠른 걸 원하면 트렉 혹은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 쪽을 살펴보세요.
라이더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 그리고 아쉬운 점
이 바이크는 한마디로 ‘실용 레이스 머신’입니다. 강력한 클라이머는 아니지만, 평지에서 속도 감각이 좋고, 코스가 험하지 않은 로드 라이딩 즐기는 분들께 딱 맞습니다. 200km 이상 달려보니 무거운 짐을 오래 등에 짊어진 느낌 없이 몸을 유지할 수 있어 장거리도 부담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한 가지, 스마트센스(SmartSense) 미지원이 꽤 아쉬운 대목입니다. 경쟁사들에선 이미 첨단 라이딩 지원 기능들이 기본 탑재되는데, 이 점은 앞으로 꼭 따라잡아야 할 포인트로 보입니다.
마지막 한 잔의 커피와 함께 하는 총평
캐논데일 슈퍼식스 EVO 5세대, 직접 경험한 저로선 꽤 ‘잘 만든 괴짜’ 바이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단 한 가지 장르에 올인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고르게 챙긴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죠. 하지만 ‘이게 내 바이크 인생의 끝판왕’이라 말하기엔 아쉬운 점 또한 분명합니다.
여러분들께 묻고 싶네요. ‘빠른 클라이밍인가, 견고한 올라운드인가?’ 선택에 따라 결판나는 이번 슈퍼식스 EVO. 제가 200km 이상 탄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건대, 수많은 바퀴를 굴릴 소비자에겐 꽤 신중한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출처: Outside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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